양산 영축산 남쪽 기슭에 자리 잡고 있는 통도사는 우리나라 삼보사찰 중 으뜸인 불보종찰(佛寶宗刹)이다. 통도사는 선덕여왕 15(646)년에 대국통이었던 자장율사에 의해서 창건되었는데 이 통도사가 여타의 다른 사찰과 다른 위상을 지니고 있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대웅전에는 불상이 있지 않다는 것. 이유는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대웅전 뒤 금강계단에 모셔져 있기 때문에 따로 불상을 모시지 않은 것이라고 한다. 또한 승려가 되려는 사람은 모두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금강계단에서 계를 받아야 한다는 의미에서 통도사라 했다고 한다.

통도사 템플스테이는 출가 수행자의 정신세계를 체험하는 참선 실수와 강원에서 공부하는 많은 스님들이 올리는 장엄한 예불을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사물관람은 그 소리의 울림이 사뭇 보는 이의 마음 속 감동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통도사는 일정 인원 이상의 요청이 있고 적어도 2주전 사전 신청이 있을 시에는 암자에서 우리 고유의 천연 쪽빛 염색 공예로 옷감을 만들어 보는 전통염색, 그리고 자신의 마음을 닮은 그릇을 구워내는 도자기 공예 교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신라 진덕여왕 8년 원효대사가 창건한 표충사는 임진왜란으로 국운이 풍전등화와 같을 때 사명대사께서 승병활동의 근거지로 삼았던 호국사찰. 또한 한국 최고의 명의 허준에게 스승인 유의태가 자신의 시신을 마지막으로 선물하며 더욱 깊은 의학의 세계로 이끌었던 곳도 바로 표충사를 품고 있는 제약산. 사명대사의 공적을 기리는 표충비가 있는데 이 비는 나라에 큰 일이 있을 때면 땀을 흘려 미리 알려주고 있다고 한다. 갑오경장을 비롯, 한일합방, 3.1운동, 8.15해방, 6.25전쟁, 4.19혁명, 5.16군사쿠데타 전에 땀을 흘려 어려움을 예고했다고 전해진다.

표충사에서 시행하는 전통사찰 체험은 먼저 호국불교의 전통사찰을 체험할 수 있다. 사명대사 유물박물관 관람 및 표충사당 참배, 사찰 예절 섭의와 장작불을 지피는 온돌방에서 주지스님이 지도하고 대중스님과 함께 하는 전통 참선 프로그램은 전통 사찰을 체험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또한 수려한 자연 환경을 체험하며 몸을 수련할 수 있다.

가야산 깊은 골짜기에 자리한 한국의 대표적인 법보사찰 해인사. 한국의 대표적인 세계문화유산 가운데 하나인 팔만대장경이 보관되어 있는 장경각은 국내인은 물론 외국인의 중요한 관람 명소가 되었다. 돈오돈수의 대선사 퇴옹 성철 스님을 비롯하여 근현대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큰스님들이 해인사에서 많이 배출되었다는 점과, 그만큼 수행의 전통이 오롯이 남아 있는 사찰이란 점은 해인사의 자랑. 또한 해인사는 비구, 비구니 스님 500여명을 포함해 가장 많은 대중이 모여 사는 사찰이기도 하다.

해인사 템플 스테이는 참선과 팔만대장경 친견 및 인경 체험 등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팔만대장경 경판을 본 따 만든 모조 경판에 먹물을 묻혀 한지에 인쇄를 하는 인경 체험은 선조들이 지혜와 불심으로 한 획 한 획 새긴 그 원력과 팔만대장경에 담긴 삶의 진리를 다시금 되새겨보는 뜻 깊은 기회가 될 듯하다. 이 밖에도 해인사를 본찰로 한 가야산 곳곳의 작은 암자를 순례하는 프로그램 또한 법보종찰 해인사의 거침없는 종풍을 느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금정산 범어사는 신라 문무왕 18년에 의상 대사가 해동의 화엄십찰 중의 하나로 창건한 유서 깊은 호국사찰. 범어사 좌, 우의 계곡에는 ‘천 거북 만 자’라고 하는 기암괴석이, 그리고 범어사에서만 볼 수 있는 ‘금정8경’ 은 마치 한 폭의 수채화같다. 범어사는 특히 많은 고승들을 배출한 곳으로 유명하다. 임진왜란 때 서산대사가 승병을 이끌고 왜적과 싸운 뒤 호국법맥의 뿌리를 내렸고 3. 1 운동 때는 이곳에서 수행하던 승려들이 ‘범어사 학림의거’라는 독립만세운동을 일으키기도 했다.

범어사 템플 스테이의 가장 큰 특징은 불무도와의 만남을 꼽을 수 있다. 휴휴정사 앞 넓은 잔디밭에서 금정산의 정기를 마시며 수련하는 불무도는 일상에서 움츠러든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고 호연지기를 기르는 체험 수련법으로 손색이 없다. 저녁에는 직접 만든 작은 컵등(燈)에 불을 밝히고 탑돌이를 하며 기원하는 시간이 마련되어 있어 참 된 나를 찾는 계기가 된다.